입맞춤
김용택
달이 화안히 떠올랐어요.
그대 등 뒤 검은산에
흰 꽃잎이 날았습니다.
검은산속을 나와
달빛을받은
감미롭고도 찬란한
저 꽃잎들
숨 막히고, 어지러웠지요.
휘항한 달빛이야
눈 감으면 되지만
날로 커가는 이 마음의 달은
무엇으로 다 가린답니까.
봄이 오는 소리
안숙현
사박사박 소곤소곤
또로록 툭툭
예쁜 꽃 요정들이
속삭이는 소리
빨리 일어나
맑고 따듯한 햇빛에
일광욕하고 싶다고
맑고 투명한 이슬로
샤워하고 싶다고
꽃 요정들의
봄을 알리는 소리
코 간지러워
잎이 나고
귀 간지러워
꽃이 피네
봄꽃
강애숙
내 곁에 오세요
향기로운 미풍을 드릴께요
간지러봐요
웃음꽃이 피고 있잖아요
달콤한 속삭임을 드릴께요
귀 기울여봐요
희망의 노래가 들리잖아요
내 곁에 우세요
부드러운 입맞춤을 드릴께요
눈을 감아봐요
사랑의 기쁨이 있잖아요
봄
오세영
봄은
성숙해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피곤에 지친 청춘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이라고 말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영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