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36계에 ‘도망가는 것도 작전(주위상)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있는 힘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불리해질 때에는
뒤로 물러서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36계 줄행랑을 치다” 라는 말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적군이 아군보다 강하다면
싸우는 것은 용감이 아니다.
그것은 필부의 만용일 뿐이다.
부딪혀 뻔히 질줄 알면서도 괜한 만용을 부려
큰일을 그르치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많이 보아왔다.
역사적으로 한 시대를 주름잡던 영웅들도
적과의 전쟁을 치루면서 영웅심만 앞세워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한발 물러서는 지혜가 없는 사람은
절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오랫동안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사업가나 정치인은
어려울 때 물러설 줄 아는
지혜를 가졌으리라 생각된다.
사랑에서도 주위상은 꼭 필요하다.
사랑을 나누다 한사람이 결별을 선언하면
그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고
한걸음 물러서서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대부분의 연인들은
상대를 더 강하게 설득하려해서
부담을 주기 때문에
그 사랑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스피커는 떨지 않고
반듯하게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자리에서 누군가와 열띤 토론이 벌어졌을 때
나의 주장을 강하게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게 조금 불리한 상황이 발생되더라도
한 발짝 물러서서 경청하고
또 상대방의 말에 대해 수긍해주는 여유있는 기법이 필요하다.
또 누군가가 하소연하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때나
화가 폭발하여 분노해 있을 때는
살짝 뒤로 물러서는 것이
세상사는 병법이 아닌가 한다.
살다보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모든 일이 척척 잘되어가기도 하지만
또 가끔은 큰 어려움에 처할 때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오기와 힘만 가지고
위기를 모면하려 해서는 안된다.
좀 더 멀리 내다보며
한걸음 물러서서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화를 할 때 의견 대립으로 인해
곤경에 처했거나 상대와의 불협화음이 생겼을때는
내 주장만 내세우기 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경청하고
또 때를 봐서 내 주장을 펴는
내공의 힘을 길러야 한다.
천신만고 끝에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와서
명예롭게 마무리하는 사람이 드문 이유가
바로 물러서는 용기가 부족해서이다.
이렇게 주위상은
전쟁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되고
특히 말을 할 때에
더욱 중요한 기술에 해당된다.
‘주위상 : 도망치는 것도 작전’ 이라는 말이
아주 단순한 말 같지만
이 단어 속에는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깊은 뜻이 있는 듯하다.
봄의 향기를 선사하는 5월 되세요.
2011. 5. 2
양 국 진